‘아이폰6’ 달라진 화면, 새롭고도 낯선

Posted by 잿빛푸우 greypoooh@daum.net
2014.09.12 10:21 스크랩

새 아이폰이 나왔다. 애플은 키노트가 시작되자마자 ‘아이폰6’를 꺼내놓았다. 올해 애플이 꺼내놓은 아이폰의 주제는 ‘크기’였다. 솔직히 아직 잠깐 제품을 만져본 것만으로는 새로운 화면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일단 크기가 커졌다. 새 아이폰은 4.7인치의 ‘아이폰6’와 5.5인치의 ‘아이폰6 플러스’로 나뉜다. 애플은 그 동안 손 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스마트폰의 대명사였다. ‘아이폰4′에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더해졌고, ‘아이폰5′로 접어들면서 화면의 비율과 크기가 달라졌지만 애플은 한번도 가로폭에 대한 변화를 준 적이 없다. 이 크기의 변화가 첫 번째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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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받아들여야 할 크기

또 하나는 크게 만드는 것 외에도 화면 크기로 제품을 구분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애플은 성능에 따라 처음으로 아이폰 라인업을 두 가지로 나누었는데, 이번에는 크기에 따른 차별을 두었다. 어쨌든 아이폰의 화면은 4.7인치로 커졌고, 더 큰 화면을 원한다면 아이폰6 플러스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몇 년째 이어온 큰 화면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현실화됐지만 한편으로 4인치가 아이폰5S에서 끊어진 것에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애플은 아이폰의 면적을 늘리는 대신 두께를 얇게 펴 왔다. 아이폰4가 9.3mm, 아이폰5가 7.6mm였다. 아이폰6은 6.9mm, 아이폰6 플러스는 7.1mm로 얇아졌다. 그게 넓어진 화면과 대비돼서 더 얇아보이는 느낌이다. 옆면은 모두 둥글게 굴렸다. 화면도 바깥쪽에는 약간 곡면으로 처리했다. 소문의 사파이어 글래스는 아이폰 화면을 덮지 않았고, 대신 화학적으로 기존 유리보다 더 단단하게 처리된 강화유리가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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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큰 스마트폰들이 익숙해져서인지 4.7인치 아이폰6는 아이폰5S를 손에 쥐었을 때와 별로 느낌이 다르지 않다. 같이 놓여있던 5.5인치 화면이 커서인지, 4.7인치는 커보이지도 않았다. 5.5인치 화면은 아이폰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아직은 커 보이고 낯설다. 현장에서의 반응은 어느쪽이 더 낫다라는 것보다는 비슷하게 갈리긴 했다. 무게는 아이폰6이 아이폰5S보다 17g 무거운데 손에서는 거의 비슷하고 아이폰6 플러스는 조금 더 묵직하다. 무게는 각각 129g, 172g이다.

대신 화면이 커지면서 스마트폰을 쓰는 방식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다. 늘 위에 있던 슬립 버튼은 큰 안드로이드폰들처럼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애플은 여전히 한 손으로 쓰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홈버튼을 두번 톡톡 두드리면 화면의 절반을 잘라 윗부분을 아래로 내린다. 한손으로도 화면 위쪽의 메뉴들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써보면 그럴싸하지만 5.5인치정도로 화면이 커진 스마트폰은 어쩔 수 없이 두 손을 쓸 수 밖에 없다.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이라면 4.7인치에 대한 이질감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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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인치 아이폰6 플러스는 아예 아이패드처럼 가로모드도 있다. 홈 화면부터 메시지, 메일, 날씨, 주식 등의 앱은 아예 아이패드처럼 화면을 가르는 UI를 쓴다. 아이폰6 플러스는 이름처럼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중간, 하지만 아이폰을 닮은 아이패드가 아니라 아이패드를 닮은 아이폰이다.

두 가지 해상도, iOS가 정리

두 제품의 해상도는 차이가 있다. 5.5인치는 이른바 풀HD로 불리는 1920×1080픽셀이고, 4.7인치는 1334×750픽셀이다. 4.7인치의 해상도가 애매해 보이는데 픽셀 밀도를 보면 326ppi로 기존 아이폰과 똑같이 맞췄다. 5.5인치는 401ppi로 처음으로 163ppi의 배수가 무너졌다. 하지만 그게 화면 구성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럼 기존 앱들은 어떻게 돌아갈까? 이미 애플은 지난해부터 앱 개발 레이아웃에 픽셀 단위 배치 대신 비율로 구성하도록 유도해 왔다. 이렇게 만든 앱들은 개발자가 원하는대로 화면에 뜨고, 기존 앱들은 iOS8이 각 기기의 화면에 맞게 스케일링한다. 현장에서 앱을 직접 깔아서 테스트해볼 수는 없었지만 전반적으로 이런 부분들은 각 앱들이 하드웨어에 맞추는 게 아니라 iOS와 하드웨어가 유기적으로 묶이면서 OS단에서 처리를 해준다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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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배열은 가로 4줄, 세로 6줄이다. 아이폰5는 세로가 5줄인데 화면이 커지면서 아이콘을 한줄 더 밀어 넣었다. 기본상태에서 3개 화면의 앱 아이콘의 절대 크기는 거의 비슷하다. 이 때문에 아이폰6 플러스는 약간 비어보이는데 두 가지 아이폰6 모두 아이콘과 글자 크기, 레이아웃 등을 확대할 수 있다. 아이폰5의 화면보다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거나, 아이폰5보다 더 크게 보여주거나를 정하는 것이다.

애플은 카메라에 여전히 800만화소를 고집한다. 센서 크기와 f/2.2조리개는 아이폰5s와 똑같다. 다만 센서의 특성이 조금 바뀌었고, A8 프로세서의 이미지 프로세싱 능력이 좋아진 것이 카메라의 성능을 가른다. 애플이 ‘포커스 픽셀’라고 부르는 멀티포커스 방식은 기존에 비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는다.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동영상을 찍어도 초점을 놓치지 않았다. 슬로모션은 기존 아이폰5S가 초당 120장을 찍던 것에 비해 2배로 늘어난 초당 240프레임으로 찍을 수 있다. HDR도 거의 실시으로 처리한다.

전면 카메라 성능을 높이는 것이 요즘 스마트폰 업계의 고민인데 새 아이폰들도 f/2.2의 큰 조리개를 가졌고, 앞에서도 연사와 HDR을 찍을 수 있게 됐다. 81% 더 많은 빛을 흡수한다. 셀프카메라를 찍을 때 전면 카메라에도 타이머 셔터를 쓸 수 있는데 이때 연사로 촬영하는 것도 된다.

VoLTE, LGU+로 나오는 첫 아이폰

디자인에 대해서는 루머가 거의 들어맞았다. 카메라는 살짝 튀어나왔고, 절연 테이프도 있다. 카메라 부분이 튀어나온 건 지난 5세대 아이팟터치에서 한번 있었다. 많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건 아니고 두께를 얇게 하면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부분이라는 건 알지만 아쉽긴 하다. 절연 테이프는 만졌을 때 이질감은 없고,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는 확실히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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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따르면 A8 프로세서는 기존 A7 프로세서에 비해 CPU 성능은 25%, GPU 성능은 50% 더 빨라졌다. LTE는 카테고리4로 2개 주파수를 묶는 캐리어 어그리게이션을 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150Mbps다. 국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LG유플러스가 아이폰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출시 통신사로 LG유플러스가 등장했는데 이는 두 가지 아이폰6가 모두 VoLTE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타 통신사에 비해 많이 늦기는 했지만 LTE가 자리잡고 VoLTE가 슬슬 음성통화 영역을 채울 수 있게 된 것이 십수년간 이어온 동기식 CDMA 방식에 대한 족쇄를 풀었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iOS8에 대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인 맥과 아이패드의 연결성은 언급되지 않았다.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는 미국에서 9월12일부터 예약 판매에 들어가고, 9월19일부터 판매한다. 2차 출시국 등에 대한 상세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iOS8은 9월17일부터 각 iOS기기들에 배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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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는 16GB, 64GB, 128GB의 3가지 용량으로 나오고, 미국에서 2년 약정 기준으로 아이폰6는 각 용량별로 199, 299, 399달러에 팔린다. 아이폰6플러스는 각 299달러, 399달러, 499달러다. 국내 가격은 아직 책정되지 않았는데 아이폰6은 기존 아이폰5S와 비슷한 값에 팔리고 아이폰6플러스는 10~12만원 정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준비해 온 화면의 변화, 낯설음과 흐름 사이

새 아이폰은 애플이 그간 서서히 만들어 온 유연성에 대한 결과물이다. 화면 크기가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시장의 수요를 뒤따를 것이냐, 패블릿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 아니냐는 시선을 피하기는 어렵겠지만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이슈임에는 분명하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그 준비를 해왔고, 큰 화면을 내놓은 시기도 적절해 보인다. 그런 면에서 아이폰6는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보다 늘 아이폰을 묶어왔던 화면 크기를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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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이폰은 판을 엎어놓을 새로운 제품은 아니지만 여전히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더 세련되고 더 강력하다. 이제 아이폰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으로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과 그 안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방향성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어우러지는 제품이다. 한 가지 혼란스러운 것은 남아 있다. 당연한 흐름이고 옳은 방향이라는 건 알지만, 큰 스마트폰이 어색한 나는 아직도 새 제품들이 낯설다. 물론 그 이야기는 큰 화면을 갈구했던 이들에게는 기다림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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